삼성석유화학(대표 허태학)에 경사가 겹쳤다. 지난 11월 30일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국내 PTA(테레프탈산) 업체 최초로 수출10억불탑을 수상했다. PTA는 합성섬유 폴리에스터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삼성석유화학은 PTA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억달러 수출했다. 이뿐만 아니다. 얼마 전에는 능률협회에서 주는 고객만족 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 기업과 기관에 고객만족 사례와 혁신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을 제공했다는 게 주 수상 이유다. 삼성석유화학이 굵직한 상을 연이어 받게 된 중추에 허태학 사장(61)이 있다. 13년째 삼성그룹에서 CEO로 재직해 온 허 사장은 가는 곳마다 서비스와 고객 만족에 혁신을 일으켜왔다. 용인 자연농원을 에버랜드로 탈바꿈시킨 주역도 그다. 신라호텔 사장으로 재직시에는 VIP 고객 정보를 미리 수집, 맞춤식 정보를 제공, 고객만족을 실현했다. 중동권 인사가 묵었을 때 성경대신코란을 준비한 것은 유명한 일화. 고객 접점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허 사장이 2003년부터 키를 잡은 곳은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삼성석유화학. 허 사장은 화학 산업 내에서도 차별화를 위해서는 마케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은 물론, 내외부 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1> 해마다 1월 1일에 임직원들과 산에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년에 등산을 하는 의미가 있으신지요. A> 제가 처음 대표이사가 된 게 93년입니다. 이후 94년부터 한 해도 빼먹지 않고, 정월 1일에 임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등산을 하고 있어요. 삼성석유화학으로 온 이후에는 북한산을 오르고 있어요. 1월 1일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르는 이유는 고객들이 잠자는 시간에 먼저 깨어나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회사나 임직원은 물론, 고객들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셈입니다. 회사 전체의 팀워크도 챙길 수 있고요. 등산이 끝난 후에는 사장 이하 임직원들이 같이 목욕을 하면서 해장국을 먹지요. Q2> 임직원들 중에는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무조건 참여인지요. A> 물론 아닙니다. 새벽 6시쯤 소집해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사실 오전 중에 행사는 끝납니다. 그럼에도 사정이 있는 임직원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문화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합니다. 합리적인 결정이 중요하지요. 불참하는 것이 조직의 질서나 기강에 큰 문제가 없는 한 허용돼야 합니다. Q3> 시장에서 ‘브랜드 경영 전도사’로 불립니다. 삼성석유화학은 소비재나 서비스업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3·2 Way’라는 브랜드를 새로 내놓으셨는데요.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드문 사례로 생각됩니다. A> 기업 경영의 핵심은 경쟁력 확보라고 생각해요. 결국 경쟁력은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와 차등화에서 나오죠. 삼성석유화학은 생산 효율면에서 국내에서 1등은 물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원가혁신의 바탕 위에 마케팅적인 접근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애니콜이나도요타 렉서스 등이 브랜드를 통한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화학산업에서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자체가 일종의 혁신이지만 브랜드 메이커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브랜드가 활성화되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치도 함께 높아지지요. 수출이 많은 점을 감안, 영어와 숫자로 이해하기 쉬운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업계 내에서도 브랜드 도입이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3·2 Way는 기본적으로 3차산업의 서비스 마인드로 2차산업을 영위한다는 뜻이다. 2차산업도 기술력과 품질이 아닌 감성과 고객만족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허사장 생각이 담겨 있다. 3은 큰 것, 강한 것, 넓은 것을 의미하고, 2는 고객지향적 측면에서의 상생과 차별화를 뜻한다. 색깔도 블루와 오렌지를 조화시켰다. 삼성블루는 첨단과 미래지향, 오렌지는 고객을 향한 따뜻함의 의미다. Q4> 브랜드 출범과 함께 마케팅에서는 ‘토털마케팅’을 강조하고 계신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토털마케팅은 모든 사원이 마케터(Marketer)가 됨으로써 전사적 고객관리를 구현, 고객만족경영을 완성한다는 취지입니다. 최고의 서비스를 통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차별화한 통합마케팅 기업을 구현하고, 선진 마케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강소기업다운 마케팅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마케팅, 관계 마케팅, 감성 마케팅, 솔루션 마케팅 등 4개 부분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어요. 작게는 임직원들이< |